왜 청년들은 결혼·출산을 포기했을까?

반응형
반응형
왜 요즘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할까?
청년 부채 문제의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
서울 집값이 청년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청년들이 안정적인 미래를 설계하지 못하는 이유
대한민국 청년 문제는 개인의 문제일까 구조의 문제일까?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청년들의 삶은 분명 변했다.

소득에 대한 만족도는 소폭 개선되었고, 스스로를 건강하다고 평가하는 비율도 여전히 높다. 겉으로만 보면 청년 세대의 삶은 조금씩 나아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역사상 가장 낮은 출산율과 결혼율을 마주하고 있다.

소득과 건강 인식은 개선되었는데, 왜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 장기적인 미래 설계를 외면하고 있을까?
 
이 글은 감정이나 세대 비판이 아니라 차가운 숫자와 구조적 분석을 통해 그 질문에 답하려 한다.
 
그리고 그 끝에서,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성공 공식’이 왜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지, 청년 세대가 무엇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재정의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1. 소득·건강 지표는 개선됐지만, 만족은 여전히 부족하다

 
최근 통계를 종합하면 청년 임금근로자 중 현재 일자리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은 30%대 중반으로, 10년 전보다 소폭 상승했다. 소득 수준에 만족한다는 응답 역시 20%대 후반으로 개선되었다.
 
또한 청년층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스스로를 건강하다고 인식하는 비율이 높고,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 역시 중간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숫자들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조금 나아졌을 뿐, 충분히 괜찮아진 것은 아니다.”
 
경제적 위치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한 청년은 여전히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이 ‘불충분함’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선택 앞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2. 결혼과 출산이 ‘선택’이 아닌 ‘리스크’가 된 사회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은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다. 최근 소폭 반등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인구 유지를 논하기에는 턱없이 낮다. 결혼 역시 마찬가지다. 30대 초반 남성의 미혼 비율은 70%를 넘고, 여성 역시 절반 이상이 미혼 상태다.
 
더 중요한 변화는 인식의 전환이다.

청년 세대 중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이제 세 명 중 한 명 수준에 불과하다. 불과 10여 년 만에 거의 반 토막 난 수치다.
 
이는 가치관의 일탈이 아니라 합리적 계산의 결과다.

한국 사회에서 출산은 여전히 결혼과 강하게 연결되어 있고, 결혼은 곧 주거·자산·소득 안정성을 전제로 한다.
 
그 전제가 무너진 상황에서 결혼과 출산은 더 이상 ‘자연스러운 단계’가 아니라 감당 불가능한 리스크가 된다.


3. 청년을 짓누르는 첫 번째 족쇄: 부채와 집값

 
청년 문제를 이해하는 첫 번째 단서는 부채다.
 
39세 이하 가구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약 30%로, 40~50대보다 현저히 높다. 더 직접적인 지표를 보면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130%를 넘는다.

 
즉, 가진 것보다 빚이 더 큰 구조다.
 
이 현상의 핵심 원인은 명확하다. 수도권, 특히 서울의 주택 가격이다.
 
2025년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2억 원을 넘어섰다.
 
세후 연봉 5천만 원 수준의 30대 직장인이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한다고 가정해도 평균적인 아파트 한 채를 사기까지 20년이 훌쩍 넘는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과거에는 ‘영끌’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하지만 이제는 영혼을 끌어모아도 닿을 수 없는 영역이 되어버렸다.


4. 금융 허무주의: 노력과 보상이 단절된 감각

 
이 지점에서 청년 세대 특유의 감정이 등장한다.
 
바로 금융 허무주의다.
 
이는 단순한 불평이 아니다.
 
아무리 성실하게 일하고 저축해도, 근로소득으로는 자산 가격 상승을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는 체념이다.
 
시속 10km로 달리는 자전거 위에서, 시속 300km로 달리는 KTX를 쫓는 기분.
 
이 게임은 시작부터 승패가 정해져 있다.
 
흥미로운 점은, 현재 한국 청년들이 겪는 이 상황이 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30년’보다 더 가혹하다는 점이다.
 
일본은 자산 가격 폭락과 침체를 겪었지만, 감당 불가능한 빚을 떠안은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반면 한국은 자산 폭등 + 사상 최대 부채라는 최악의 조합을 경험하고 있다.


5. 여가는 늘었지만, 행복은 줄었다

 
통계청 생활시간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청년들의 하루 평균 여가 시간은 약 25분 증가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문화 덕분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가의 양이 아니라 질이다.
 
과거의 여가는 오프라인 중심이었다. 친구와의 만남, 영화관, 스포츠, 모임.
 
반면 현재 청년 여가의 60% 이상은 OTT 시청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단순한 퇴행이 아니다.
 
비용 대비 효율이 극도로 높은, 합리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월 1~2만 원으로 무제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디지털 여가는, 소득이 빠듯한 청년들에게 가장 경제적인 스트레스 해소 수단이다.


6. 외롭지 않은 우울: 디지털 연결의 역설

 
하지만 이 디지털 전환은 새로운 문제를 낳았다.

 
‘외롭지 않은 우울’이라는 기이한 상태다.
 
알고리즘은 우리를 세상과 연결해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나와 비슷한 생각과 취향만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수많은 연결 속에서 우리는 고립되지 않았다고 느끼지만, 깊이 있는 관계는 점점 사라진다.
 
그 결과는 통계로 드러난다.
 
20대 우울증 유병률은 지난 10년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더 무서운 점은, 이들 중 상당수가 스스로를 사회적으로 고립되었다고 느끼지 않는
다는 사실이다.
 
얕은 연결은 많아졌지만, 기댈 수 있는 관계는 줄어들었다.


7. 수도권과 지방: 같은 청년, 전혀 다른 생존 게임

 
지금까지의 논의는 암묵적으로 수도권 청년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지방 청년의 현실은 전혀 다르다.
 
수도권 청년의 고통이 ‘격차와 경쟁’이라면, 지방 청년의 고통은 ‘기회 자체의 소멸’이다.
 
고부가가치 산업과 본사의 9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지방에서는 양질의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지난 10년간 비수도권 청년 인구 순유출은 50만 명을 넘는다.
 
인프라 역시 붕괴 중이다. 의료, 교통, 문화 시설이 줄어드는 지역에서 결혼과 출산을 계획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8.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사회, 그래서 모두가 멈춘다

 
이 모든 문제를 관통하는 가장 깊은 구조는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사회다.
 
대한민국 노동시장은 극단적인 이중 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기업·공공기관이라는 좁은 성 안과, 중소기업·비정규직이라는 광야.
 
대기업 초임과 중소기업 초임의 격차는 거의 두 배에 가깝고, 이는 단순한 월급 차이가 아니라 대출, 결혼, 출산, 미래 설계 전체의 차이로 이어진다.
 
이 구조 속에서 청년들이 안정 지향적으로 변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 번 실패하면 다시 일어설 안전망이 없기 때문이다.


9. 기존 청년 정책이 실패하는 이유

 
매년 수십조 원의 청년 정책 예산이 투입되지만, 체감은 낮다. 이유는 간단하다.

 
문제의 본질을 건드리지 않기 때문이다.
 
단기 인턴십, 일회성 현금 지원은 일시적인 완충 장치일 뿐, 노동시장 이중 구조나 주거 문제라는 핵심을 해결하지 못한다.
 
12억 원짜리 집 앞에서 2천만 원의 지원금은 희망이 아니라 현실 인식의 간극을 더 키운다.


10. 청년들은 포기한 것이 아니라, 성공을 다시 정의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오늘날 청년 문제는 단순한 경제난이 아니다.

 
성공의 정의 자체가 무너지고 재설정되는 과정이다.
 
과거의 성공 공식은 명확했다.
 
좋은 대학 → 대기업 → 결혼 → 내 집 마련.
 
하지만 이 사다리는 이미 부서졌다.
 
청년들은 이를 오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를 수 없다는 것을 정확히 인식하고 다른 길을 찾고 있는 것이다.
 
소유와 안정 대신, 경험·성장·삶의 질을 중시하는 새로운 방정식.
 
이것은 포기가 아니라 합리적 재정의다.


낡은 사다리 이후의 선택

 
이 전환의 시대에 사회가 해야 할 역할은 명확하다.

청년들에게 낡은 사다리를 다시 붙여 주는 것이 아니라, 몇 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안전 그물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개인 역시 과거의 성공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남들이 정해준 답이 아니라, 자신만의 성공 공식을 설계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 시대는 위기이자 기회다.

당신은 어떤 방정식을 선택할 것인가.
 


 
이런 글은 어떠세요?
https://coding-investor.tistory.com/310

돈을 모아야 하는 이유와 단순한 투자 전략의 끝(경제적 자유의 진짜 의미)

경제적 자유를 이루려면 얼마가 필요할까?S&P500에 장기 투자하면 수익률은 어떻게 될까?4% 법칙은 한국에도 적용되는가?경제적 자유를 빨리 얻는 지출 습관은 무엇인가?VT와 S&P500 중 무엇이 더 좋

coding-investor.tistory.com

https://coding-investor.tistory.com/302

왜 우리는 점점 가난해지는가? 화폐 가치 하락과 자산 격차의 진짜 원인

화폐 가치가 왜 계속 떨어지나요?예금이 왜 실질 손실인가요?달러 기준 최저임금은 왜 정체되었나요?빅맥지수로 구매력을 보는 이유는?부동산과 주식 중 어떤 자산이 인플레이션을 이기나요?S&P

coding-investor.tistory.com

https://coding-investor.tistory.com/299

서울에서 "순자산 10억"은 서민인가?

한국에서 순자산 10억은 어느 정도인가?순자산 10억이 상위 몇 퍼센트인가?30대는 얼마를 모아야 하나?40대 자산 목표는 어느 정도가 적절한가?예금은 왜 인플레이션에 취약한가?부동산 자산 비중

coding-investor.tistory.com

 

반응형

Designed by JB FACTORY